동유럽 동판화의 거장, 로만 로마니신(Roman Romanyshyn)
작가 로만 로마니신(Roman Romanyshyn·1957~)은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Lviv Ukraine) 출생이다. 우크라이나가 소련 연방에 속하던 시절 리브 응용장식학교(Lviv Institute of Applied and Decorative Arts)를 졸업했다. 그는 “정보가 제한된 열악한 시절이었다”고 말한다. 소련 연방 정부는 예술가들을 여러 곳으로 흩는 정책을 시행했다. 병역 면제를 조건으로, 소련 연방에 속하던 카자흐스탄에서 3년간 10개 반(×30명) 학생을 가르쳤다.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기로 기억한다. 그에게 예술적 자극과 영감을 준 곳은 폴란드와 스웨덴이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는 피카소의 강렬한 비주얼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다. 예술가로서의 노매드(nomad) 삶에 있어 첫째 조건은 영어를 습득하는 것이다. 유럽에 뿌리둔 작가들은 회화, 판화, 조각 등 장르를 넘나든다. 미국식 미술 교육 시스템을 추종하는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리비우(Lviv)는 백 년의 역사를 가진 유럽 동판화 예술의 중심 도시이다. 동판화는 요판(凹版)을 기반으로 한다. 에칭(Etching)은 동판에 왁스를 바른 후 도구를 이용하여 선을 새긴 뒤 부식시켜 원판을 만든다. 원판이 완성 된 뒤에는 동판화와 같이 요판 인쇄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이 기법의 장점은 부드러운 선과 다양한 표현 기법을 구사할 수 있다. 동판화와 달리 금속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도 제작이 가능하여 동판화를 대체하게 되었다. 미술사에서 지배적인 판화 기법도 에칭이다. 바로크 시대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1606~1669)는 빛과 어둠의 대조적 효과를 드러낸 풍경화들을 동판으로 만들었다.